건축을 준비할때 풍수지리가 필요할까요?
땅의 기운과 건축주의 에너지를 살피고, 그에 잘 맞는 균형과 조화를 찾아 건물을 디자인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소개해드릴 이곳은 2020년에 준공된 ‘별의고개’라는 상가주택으로, 새로 형성중이던 신도시에 신축설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가 영감을 얻는 재료는 이야기와 에너지인데요, 이 작업을 시작하면서 어떤 이야기로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이 곳의 지명에서 아이디어를 얻게되었습니다. 사이트가 위치한 ‘성성동’은 성인 성(聖)과 높은 산의 고개를 뜻하는 재 성(城)이라는 한자를 사용하는데, 뛰어난 인물을 뜻하는 성인 성(聖)을 별로 비유하고 도읍, 나라, 도시로 해석 되기도 하는 재 성(城)을 사람이 모이는 고개로 해석하여 ‘별의고개’라는 타이틀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더 풀어서 이야기하면 이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뛰어난 인물들인 별로 비유하고, 이 공간은 그 별들이 모이는 고개라는 뜻을 담아서 이 곳에서 별을 닮은 사람들이 새롭고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건물의 이름이 특이하다보니 프로젝트를 소개할때마다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것이 '별의고개'의 의미인데요,
저는 이렇게 공간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관심 에너지를 끌어들이는게 아주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건축주도 좋은 에너지를 받으며 수익적으로도 좋은 효과를 얻을수 있을테니까요.
이 건물은 지상 4층에 옥탑으로 구성되어있고,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이 함께 있는 상가주택입니다. 디자인하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간결하지만 독특한 포인트를 주는것이었는데요, 별의 표면을 닮은 화산석으로 파사드의 베이스를 구성하고 이를 밝고 매끈한 모노쿠쉬 외장재로 보자기처럼 감싸는 형식의 디자인을 취하면서 별들이 모여 머무르고 활동하는 공간을 둘러싸고 지켜주는 이야기의 디자인이 만들어 졌습니다.
잘 보시면 화산석으로 이루어져있는 곳은 사람이 움직이는 공간으로 창과 문이 있는곳은 모두 화산석 파트에 있구요, 이걸 보호해주는 보자기 역할의 하얀 모노쿠쉬 부분에는 모든 장식요소를 배제해서 사용자의 에너지를 감싸주는 역할에 집중했습니다. 전체적인 모습을 보면 별의고개 안에서 각 공간마다의 사용자가 활동하는 모습을 창문의 빛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의도했구요, 외장재의 색상을 두 종류로 제한하여 다소 역동적으로 보일 수 있는 파사드 디자인을 정돈 해주었습니다.
내부의 공용공간과 계단실, 엘리베이터 앞쪽의 마감도 화산석으로 통일하여 외부와 내부의 연결성을 만들어주었는데 이런 부분이 제가 공사 감독을 할때 중요하게 챙겨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보통 이런 내부공간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고 생각해 관심과 디테일을 놓치기 쉽지만 실제로는 내부를 이용하는 공간 사용자가 건물의 외관보다 더 많이 보고 느끼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애너지를 담고 있는 곳입니다.
건축법의 용적률과 건폐율을 모두 활용해서 설계를 진행해도 건물의 위층으로 갈수록 아래층보다 면적이 작아지면서 생기게 되는 공간이 있는데요, 이곳에 공용 정원을 만들어 건물 내부에서도 프라이빗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해주었습니다.